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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향해 걸어갔으나, 그 사이에 피어나는 의심으로 인하여 점차 변화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그려낸 누아르 장르의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였던 변성현 감독, 그가 영화 <킹메이커>로 돌아왔습니다. 이전에는 범죄 조직에 몸담았던 서로 다른 위치의 두 사람의 이야기로 누아르의 장점을 살려냈다면, 이번에는 정치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은 목적을 가졌으나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설경구와 이선균이 주연을 맡아, 정치인과 선거 전략가로 호흡을 맞춘 영화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에게 어느 날, 뜻을 함께 하고 싶다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찾아온다. 열세인 상황에서도 서창대는 포기하지 않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선거 전략으로 김운범을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도록 만들어내며, 이제는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설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기도 잠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서창대와 승리에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믿는 김운범은 갈등을 빚게 되고, 김운범의 자택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치열한 선거판의 중심,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전략을 펼치는 선거전략가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의 만남이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영화 <킹메이커>는 시작부터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같은 목적으로 함께하게 된 두 사람의 서사에 집중합니다.
상대와 직접적으로 마찰을 빚지 않아도 선거를 이기기 위한 전략을 흥미롭게 선보이는 '서창대'라는 인물의 아이디어와 그의 전략을 지지해 주는 '김운범'이라는 인물의 태도가 맞물리면서 영화 <킹메이커>는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업적을 쌓아가면서 두 사람이 겪게 되는 신념의 충돌과 사건의 발생으로 인한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영화는 더욱 큰 긴장감을 유발하며, 마지막까지도 마음이 가게 만들어냅니다.
영화 <킹메이커>가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영화의 오프닝에서 언급된 것처럼 실제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창작된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킹메이커'는 왕을 만드는 사람, 대통령 등의 최상위 권력자를 만들어 낼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정계의 실력자를 의미하는 명사입니다. 극 중에서는 선거 전략가로 합류하여 선거 운동에서 열세였던 김운범을 승리하도록 만들어내는 서창대가 바로 그러한 역할인데, 두 사람의 관계가 실제 인물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내에서 실제 인물에 대한 힌트를 크게 던져주지는 않지만, 찾아보니 1960년대에서 70년대의 야당 국회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선거 전략가였던 엄창록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된 이야기라고 봅니다. 영화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실제 인물인 엄창록의 선거 전략은 엄청났다고 하는데, 영화 <킹메이커>는 재창작된만큼 실제 인물을 매치하려는 노력보다, 그러한 인물의 놀라운 업적을 강조하는 정도로 흘러갑니다.
단순히 '킹메이커'라는 단어적 의미에서 나아가, 실제 인물을 모티브하여 만들어낸 영화의 도전적인 선택은 묵직한 극을 만들어내는 것에도 한몫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묵직하게 전개하되,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놓치지 않은 영화, 그만큼 소재를 다뤄내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변성현 감독의 전작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추었던 배우 설경구, 그렇기에 영화 <킹메이커>의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만남은 전작의 인연으로 인한 만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관람하면서, '김운범'이라는 캐릭터에 왜 설경구가 캐스팅될 수밖에 없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나, 설경구는 김운범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작해냈고, 그러면서 대중의 앞에 서서 말하는 연설 장면,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정치에 임하는 한 사람의 마음과 그 진심에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루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작은 표정의 변화와 행동만으로도 그가 느끼는 감정들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 이선균은 당돌하면서, 자신만의 노련한 아이디어로 선거의 판세를 뒤집는 인물을 보여주는데, 선거 전략가였던 엄창록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전략이 부족함 없다는 태도도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그와 동시에 본인이 느끼는 감정과 태도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개인적으로 배우 이선균이 최근에 보여주었던 연기 중 가장 잘 어울리고 잘 소화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같은 목적으로 손을 맞잡았으나,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균열이 생기고 갈등이 생깁니다. 그들의 관계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영화 <킹메이커>는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선거 전략가인 서창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치판을 휘어잡고, 자신만의 신념으로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다소 당돌한 태도의 김운범이 빛을 받을 때, 영화 <킹메이커>도 빛나는 영화였습니다. 두 인물의 생각과 감정, 그 서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전개하는 연출까지 만족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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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드라마 / 한국 / 123분 |
개봉 | 2022. 01. 26 |
평점 | ★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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