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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릉>은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서있는 론칭 포스터는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두 남자의 모습에서 영화 <강릉>의 이미지가 예고되며,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배우 유오성과 장혁, 두 사람이 드라마 '장사의 신' 이후로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이자, 동시에 강릉 출신의 윤영빈 감독의 데뷔작으로 알려진 영화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세상엔 말이야,
말만큼 의미 없는 게 없어요.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며 질서 있게 살아가던 강릉 최대 조직의 '길석'(유오성)의 앞에 '민석'(장혁)이 나타난다. 해당 지역 출신으로 동료들과 함께 강릉에서의 조직 생활을 이어가던 길석은 건설되고 있는 리조트에 대한 권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민석이 이를 탐내면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첫 만남부터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던 두 사람은 갈등을 빚고, 이내 민석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칼을 휘두르며, 길석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강릉의 평화를 바로잡으려 한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보며 일대를 뒤흔들기 시작한 이들, 그들만의 세계 속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 <강릉>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어느 시점, 강릉을 비롯한 일대에 개발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그들만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각자의 구 열을 나누어 같은 조직 안에서 각자의 몫을 다스리고 있던 길석이 흔들리면 그 조직의 평화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날 선 감정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드러낼 때, 영화는 자신의 매력을 과감하게 드러냅니다.
영화 <강릉>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길석과 민석, 두 사람이 어떤 사연을 지닌 인물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저 길석이 조직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민석이 살기 위해 어떤 짓까지 해보았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영화 <강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재미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렇다고 인물의 서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는 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는 느낌의 전개는 최대한 덜어내고 등장하는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심리싸움에 집중합니다.
영화 <강릉>은 킬링타임용으로 너무 알맞은 범죄 액션 누아르 영화입니다. 조직원으로서의 의리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고민, 더 나아가 개개인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갈등으로 피비린내 가득한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구구절절 감정을 쥐어짠다거나 불필요한 로맨스 같은 것들을 넣지 않아 부담감 없이 담백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살기 위해서 누구라도 망설임 없이 죽이는 민석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길석이기에, 그들의 대립은 더욱 긴장감이 넘칩니다.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며 길석에게 약간의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충섭'(이현균)이나,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이자 친구 '방현'(박성근), 더불어 자신에게 건넨 악수를 비꼬듯 거절하는 '정모'(신승환) 등 주변 인물들이 두 사람의 갈등을 더욱 살기 넘치는 전쟁으로 달 바꿈 시킵니다.
론칭 포스터 및 티저 포스터와 달리, 다소 과하게 느껴졌던 메인 포스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2시간 도안 그들만의 세계에 푹 빠져들고 온 기분이었습니다. 과한 욕설이나 음담패설도 없고, 과하게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데도 짜릿하고도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영화만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악인이 되어야만 했고, 그렇게 맞서야만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 누아르의 매력을 문제를 분해되지 않는 선에서 잘 만든 영화. <강릉>은 찰떡같은 연기 선보 이를 선보이는 배우들의 조화를 만나볼 수 있는 진한 범죄 누아르에 빠져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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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범죄 / 한국 / 119분 |
개봉 | 2020. 11. 10 |
평점 | ★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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