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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갈>은 2010년 영연방 대회에서 레슬링 55kg 부문 금메달을 딴 기타 포갓, 그리고 51kg 부문 은메달을 딴 바비타 포갓. 이 두 사람을 주위의 편견과 시선을 극복하며 훌륭한 여성 레슬링 선수로 키워 낸 아버지이자 코치인 마하비르 싱 포갓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레슬링을 포기한다. 그는 전직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다가 아버지의 반대로 선수생활을 그만둔 게 아쉬워서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줄 아들을 간절히 원하지만, 아내는 연속으로 4명의 딸을 낳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을 놀렸다는 이유로 또래 남자아이들을 흠씬 두들겨 팬 첫째 딸 기타와 둘째 딸 바 비타. 그 순간 마하비르는 딸들이 레슬링에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딸들을 불러 다음날 아침 5시부터 레슬링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짠 음식,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등 식단이 엄격히 제한되고, 연일 계속되는 강도 높은 훈련에 기타와, 바비타는 점점 지쳐갔다. 심지어, 레슬링에 도움이 안 되는 요소들을 아버지는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기타와 바비타가 레슬링을 포기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그다음 날, 갑자기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린다.
여자가 레슬링을 한다는 것도 창피한데 남자처럼 잘라버리니 동네 사람들을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기타와 바비타는 아버지 몰래 화장을 하고 친구의 결혼식 파티에 놀러 간다. 하지만 딸들의 일탈을 확인한 아버지는 말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하루 연습 빠진걸 엄격하게 대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기타와 바비타는 결혼한 친구에게 불만을 표출하는데, 친구가 뜻밖에 말을 합니다.
"난 너희 아버지가 부러워. 보통 인도에서 여자들은 부엌일을 하거나 청소를 하며 14살 때,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짐 치워지듯이 억지로 시집을 가게 되고, 이후 아이를 낳아 집안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야. 너희 아버지는 그래도 너희를 정말로 아껴주고 사랑한다는 뜻이고, 너희들의 미래를 위해 그 모든 고난과 비웃음도 참고 넘기시는 거야."
그 이후 딸들은 알아서 아버지가 따로 만들어준 훈련장에 나가서 훈련에 열중하였고, 아버지는 딸들에게 자신이 습득한 레슬링 기술들을 전수해 주기 시작하고, 친척오빠와 대결을 하면서 기량이 향상된 기타는 어느덧 남자 선수들과 겨루기 위해 지역대회에 출전을 하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도 영화 <세 얼간이>, <내 이름은 칸>,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을 인상 깊게 봤습니다. 이미 인도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인도영화의 색다른 매력에 대해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월트 디즈니가 제작과 배급을 담당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도영화 특유의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는 게 매력을 크게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대형 기획사가 제작에 관여했다 보니 저예산 소규모 영화인 줄 알고 보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부에는 다소 소소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나, 중후반부터 스케일이 커지면서 음악과 화면에 매료됩니다.
스토리는 앞의 내용이 예상이 될 정도로 정말 뻔한 내용인데, 그 뻔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내서,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고, 딱 상업영화적인 갈등 장치만 설치해 두어서 예측이 쉽고 딱 그렇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가족영화로써도 매우 훌륭합니다.
아버지 입장에서 너무 강압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게 진짜 인도 사회의 특징임을 감추지 않는 듯해서 더 납득이 됐습니다. 인도에서 딸 부잣집에 태어나 아들에게 못다 한 꿈을 이루려는 아버지 밑에서 졸지에 레슬링 하게 된 딸들의 고난인 듯 보여도, 정말 그 안에 따뜻한 사랑과 유머가 가득 차 있습니다.
흔한 스포츠 감동 실화지만, 그것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인도 특유의 신나는 음악과 자매의 마음을 대변하는 가사에 웃음 짓다가, 점점 변해가는 사람들의 인식에 혼자 통쾌하다가, 레슬링 경기는 긴장감까지 쥐어주며 기술이 들어갈 때마다 일희일비하게 한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무색할 만큼 지루함이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딸들만 성장한 게 아니라 아버지도 성장하고 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뤄줄 아들만을 간절히 바라던 아버지가 누구보다 딸을 믿고 응원하는 아버지로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아버지가 딸에게 했던 대사가 잊히지 않습니다. 딸의 성장 과정에서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도의 모습도 본듯합니다.
인도에서 여성은 빨래를 하거나, 청소를 하고,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등 지극히 제한된 모습으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 14세가 되면 짐을 치우는 듯한 느낌으로 모르는 남성에게 시집을 가서 평생 집안일만 하며 살게 됩니다.
이처럼 여성 인권이 매우 낮은 인도 사회를 비추어 볼 때, 기타와 같은 여성 레슬러가 국제대회에서 수상을 하며 활약하는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레슬링을 배우기 위한 붐이 일어났고, 인도 여성들은 자신들도 여성으로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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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드라마 / 인도 / 161분 |
개봉 | 2018. 04. 25 |
평점 | ★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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