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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거침없이 던졌던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여성 운동가와 페미니스트 예술가, 동시에 미스월드 출전자의 이야기를 함께 전개하면서 1970년 미스월드를 둘러싼 이야기를 세 사람의 시점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여성의 첫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날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위치의 인물들이 풀어낸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면서도 유쾌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미스비헤이비어'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행동 '<isbehaviour'를 뜻하기도 하며, 동시에 미스월드를 반대하는 미스-비헤이비어 'Mis-Bhaviour'를 뜻하기도 한다.
'샐리'(키이라 나이틀리)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계에서 무시당하지만 자신의 실력으로 이겨서 바꿀 수 있는다고 믿는 역사가이자, 딸을 위해서라도 여성이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여성 운동가이다. 반면, '조'(제시 버클리)는 게릴라 시위, 전단지 배포와 벽화 등 성적 대상화의 주범인 미스월드에 한 방 먹일 작전을 짜고 있는 페미니스트 예술가이다. 그리고 이들과 반대로 '제니퍼'(구구 바샤-로)는 역사상 최초의 미스 그레나다가 되어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를 바라는 미스월드 출전자이다. 이들은 성적 대상화를 국민 즐길 거리로 만든 미스월드에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
어느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느냐에 따라,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들은 정말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 또한 1970년을 배경으로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내어 색다른 재미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어쩌면 페미니즘이라는 소재를 풀어내어 진입장벽에 높을 수도 있다 생각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각기 다른 위치, 상황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였기에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걱정이나 우려보다는 기대에 가까운 영화였습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지금보다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졌던 1970년. 성적 대상화가 만연한 미스월드가 국민의 즐길 거리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이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던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각자 자신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문제의 중심이 되었던 미스월드를 망치려고 하는 이들과 동시에 미스월드가 필요한, 그곳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인 인물의 이야기도 깊게 풀어내어 미스월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만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겪어왔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어 다각도로 메시지를 담아냅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자칫 잘못하면 비난받을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다각도로 보여주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합니다. 미스월드를 망치러 온 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해서, 미스월드에 참여하는 여성들을 반대하는 시선, 혹은 잘못되었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지도 않습니다. 여성의 자유, 동시에 인종에 대한 질문과 메시지까지 전달합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깊이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유쾌한 분위기로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서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오락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더불어 시의적으로도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누군가가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미스월드를 망치러 온 '유쾌한' 구원자들이라는 설명도 어울릴 정도로 말입니다.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그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 영화라고 표현하기에는 소재가 묵직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감보다도, 영화 자체가 유쾌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다채로운 매력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만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들에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여성 운동가 샐리 역에 키이라 나이틀리, 페미니스트 예술가 조 역에 제시 버클리,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제니퍼 역에 구구 바샤-로를 비롯하여 주변 인물들로 등장하는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 그리고 일부 남성 캐릭터들은 영화 <미스비헤이비어>에 색다른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것이 이 영화만의 매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세 배우들은 각각 자신만의 뛰어난 소화력으로 영화 <미스비헤이비어>에서 좋은 케미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딸을 위해서라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키이라 나이틀리, 더불어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것들을 없애고자 하는 제시 버클리, 마지막으로 자신이 흑인 아이들의 희망이 되고자 미스월드에 참여한 구구 바샤-로는 각각 다른 성격과 태도의 인물들로,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다채로운 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냅니다. 즉, 각기 다른 위치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인물들을 통해 이들은 이 시대의 모든 여성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는 무엇을 생각하건, 무엇을 기대하건 그것보다 더욱 가볍고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누군가는 불편하다고 말하겠지만,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영화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다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기대했던 것보다 더 미소 지으면서, 그러면서도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여운까지 느낄 수 있었기에 좋았습니다.
이 영화는 자신만의 매력을 적절하게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각각 다른 톤의 캐릭터를 적절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은 물론, 미스월드를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도 십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 각각 다른 표정의 인물들을 즐길 수 있는 전체적으로 유쾌한 분위기가 주요 포인트이기 때문에 세대,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 만나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상하지 못한 엔딩으로 가슴 뭉클한 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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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드라마 / 영국, 프랑스 / 106분 |
개봉 | 2020. 05. 27 |
평점 | ★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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