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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상상을,
나의 연출로 자유롭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 <쁘띠 마망>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포함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셀린 시아마의 영화 <쁘띠 마망>은 8살 소녀 넬리가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의 고향 집에 머무르게 되고, 그곳에서 동갑내기 친구 마리옹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그린 작품입니다.
너와 알게 되어서 기뻐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8살 소녀 '넬리'(조세핀 산스)는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슬픔을 간직한 채,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러 시골집을 찾았다. 엄마가 어린 시절, 직접 만들었다는 오두막을 찾으러 숲 속으로 향한 넬리는 그곳에서 동갑내기 친구 '마리옹'(가브리엘 산스)을 만난다. 첫 만남에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친밀함을 느끼는 두 소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넬리는 우연히 시작된 마리옹과의 관계에서 생각하지 못한, 찬란하게 빛나는 비밀을 알게 된다. 그렇게 넬리와 마리옹은 자신들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 <쁘띠 마망>은 자신만의 특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설정으로 임팩트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사실 영화가 선사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편입니다. 8살 동갑내기 두 소녀가 만나서 차곡차곡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지만 두 아이의 만남에 반짝이는 상상력을 더하여 특별한 동화처럼 느껴집니다. 평범한 이야기에 특별함을 한 스푼 더한 것만으로도 자신만의 빛을 가진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역시 셀린 시아마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살고 싶은 각기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뤄냈던 성장 3부작 영화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 그리고 스스로의 삶과 사랑을 선택하는 여성들의 서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까지 인물의 성장과 사랑 등 자칫 잘못하면 그저 두루뭉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급급할 수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인물들의 서사와 표현렬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 <쁘띠 마망>을 통해서도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매력을 드러냈습니다.
영화 <쁘띠 마망>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분위기와 따뜻함, 더 나아가 입체적인 인물들의 서사까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는 프랑스 영화를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권하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접근해도 좋은 이야기와 어렵지 않은 연출, 동시에 자신만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는 영화들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쁘띠 마망>은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도, 아마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나온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잊고 있었기에 더욱 소중한 기억의 저편을 탐험하고 온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라는 까마득하지만 어렴풋한 추억을 떠올려보면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연결고리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도록 만들어주는 두 소녀, '넬리'와 '마리옹'을 연기한 조세핀 산스와 가브리엘 산스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비밀을 눈치챈 뒤, 숨길 듯 숨겨지지 않는 사랑스러운 미소로 마음을 와르르 무너지도록 만드는 조세핀 산스, 그리고 그런 비밀에도 예상외의 반응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매력을 더하는 가브리엘 산스의 케미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여러모로 짧지만, 그 매력이 확실한 영화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과의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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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드라마 / 프랑스 / 72분 |
개봉 | 2021. 10. 07 |
평점 | ★8.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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